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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주절주절

400년간 봉인됐던 조선 불상의 속마음, CT가 밝혀낸 놀라운 비밀

by averyone-known 2026.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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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wilsan u on Unsplash

핵심 요약

국립중앙박물관이 세계 최대 규모의 원통형 CT 장비를 새로 들여와 조선 광해군 때 만들어진 보물 '지장암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을 촬영했다. 4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이 불상의 내부를 들여다본 셈이다.
그 결과 불상을 조성할 때 넣는 '복장물'이 몸체뿐 아니라 머리 부분에도 들어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국립중앙박물관 허형욱 교육과장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경전이나 다라니 등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촬영을 통해 200년가량 된 통나무를 통째로 깎아 몸체를 만든 뒤 얼굴을 따로 만들어 붙인 제작 방식도 새롭게 드러났다. 예전에는 유물을 돌려가며 찍어야 했지만, 새 장비 덕분에 최대 3미터 크기의 유물까지 고정한 채 훨씬 편하게 촬영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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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Accuray on Unsplash

배경 및 맥락

이번에 도입된 원통형 CT는 단순히 크기만 커진 장비가 아니다. 450㎸의 높은 투과력을 갖췄고, 기존 장비와 달리 X선 발생 장치가 약 220도 회전하며 수평으로 이동해 촬영하는 방식을 쓴다. 이 덕분에 검사대 길이가 5m에 달하고 최대 직경 1100㎜, 길이 3000㎜ 유물까지 수용할 수 있게 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이 CT를 처음 도입한 건 이번이 아니다. 2017년부터 문화유산의 내부 구조와 제작기법을 조사하기 위해 CT 장비를 도입해왔다. 다만 그동안은 대형 목조불상처럼 크고 손상되기 쉬운 유물을 제대로 찍기 어려웠는데, 이번 장비가 그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는 불상 내부의 목재 결합 방식과 균열, 보수 흔적은 물론 경전이나 발원문, 직물 등으로 추정되는 복장물의 위치까지 확인됐다. 과거에는 내시경을 쓰거나 일부를 해체해야만 알 수 있었던 정보를, 이제는 손상 없이 그대로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문화유산 속을 CT로 들여다보는 시도는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감싼 붕대를 풀지 않고도 CT로 내부 보석과 부장품을 확인하고, 이탈리아에서는 베수비오 화산재에 파묻혔던 파피루스 두루마리를 CT로 스캔해 글자를 판독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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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Adrien Olichon on Unsplash

정리

사실 우리 문화재도 겉모습만 봐서는 몰랐던 진실이 CT 촬영으로 드러난 사례가 적지 않다. 경주 금령총에서 나온 국보 기마인물형 토기는 CT를 찍고 나서야 단순한 조각상이 아니라 실제로 물을 따를 수 있는 주전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조선시대 술잔인 계영배 역시 일정 수위를 넘으면 술이 아래로 새어나가도록 만든 내부 구조가 CT를 통해서야 확인됐다.
우리나라 문화유산 보존과학의 역사를 보면, 1976년에는 이쑤시개 같은 도구로 유물을 다루다가 1980년대 들어 처음 X선 장비를 도입했고, 2000년대 초에는 대학병원 CT 장비를 빌려 쓰는 수준이었다. 이번 원통형 CT 도입은 그 발전 과정의 연장선이자 새로운 전환점인 셈이다.
수백 년간 봉인돼 있던 불상 속 비밀이 첨단 장비 앞에서 하나씩 풀리고 있다. 선조들이 남긴 지혜를 더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문: MBC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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