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 보살피고 행정 지원 하는 여성농업인센터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는 불볕 더위. 어디 갈수조차 없을 정도로 더운 날씨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많은 농작물도 피해를 보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상 입추가 지나면 더위가 한풀 꺽이고 말복을 고비로 가을의 시작이 다가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는데 올해는 어떨지 걱정이 앞 선다.
다들 바쁘다고 난리다. 하지만 난, 멍 때리고 앉아있다. 당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이럴땐 미친듯이 일을 하는 것도 더위를 잊고 지날 수 있는 요령이긴한데...
오늘은 농민신문에서 소개된 여성농업인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옮겨보고자 한다.
최근 우리 지역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생겼다. 충남 홍성군농업기술센터가 면 소재지의 미분양된 빌라 3채를 빌려 여성 공동생활 공간(셰어하우스)을 조성한 것이다. 덕분에 일정 기간 시골살이를 경험하고픈 도시의 여성들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안전하게 생활할 삶터가 마련됐다.
사연인즉 이렇다. 귀농.귀촌인들이 몰려들어 미혼 여성들이 거주할 곳이 부족해지자 여성농업인센터에서 지속적으로 지원을 요청했다. 그리고 군은 공간과 예산 마련 등 준비 기간을 거쳐 올봄에 닻을 올렸다. 아울러 단순히 공간만 제공한 것이 아니라 생활가전 구비는 물론 환영식을 겸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해 농촌에서 첫발을 잘 디딜 수 있도록 세심히 배려했다.
또 입주자들이 50대 미만의 여성임을 감안해 청년농부 인큐베이팅 사업과 연계하고, 영농은 물론 농촌형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이미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지역 탐방과 품목별 농장 추천.방문, 텃밭 재배, 차량 미소유자에 대한 자전거 임대 등 농촌 정착을 위한 프로그램이 가동 중이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 보면 이들은 향후 농촌의 공백을 채워줄 소중한 인적자원이다.
이번 사업은 비교적 큰 예산 투입 없이 짧은 홍보만으로 대상자가 금세 채워졌다. 도시 여성들의 농촌 유입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님을 확인한 셈이다. 또한 농업에 뜻이 있는 경우 멘토링이나 현장 실습 지원과 연계하면 정착률을 높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의 절실한 필요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꾸준히 제안하고 후속 프로그램으로 이어나가는 지역사회의 의지와 열정이다. 요즘 시대의 화두 중 하나가 민관의 협치인 바 이번 사업은 양측이 공동의 과제를 지혜롭게 풀어낸 바람직한 모델로 삼기에 충분하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지역에선 여성농업인센터의 역할이 참으로 컸다.
영아보육 부터 방과후 프로그램, 잉여농산물 판매와 공동구매, 동아리 지원, 녹색가게 운영 등 지난 20년간 여성농민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더욱이 우리 지역에서는 공공성이 강화된 법인 형태로 운영돼 매년 지역의 건강한 의제와 이슈를 이끌어내는 데 앞장섰다.
한 예로 승합차를 콜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어르신들에게 방문.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내 환경운동단체와 연합해 마을 전체를 돌며 쓰레기 분리수거 교육을 했다. 지난해에는 부녀회와 함께 마을회관의 해묵은 쓰레기를 치우는 활동을 펼쳐 주민들의 호응도 이끌어 냈다.
올해 시작된 셰어하우스 사업처럼 손대는 사업 대부분이 가려운 곳을 찾아내 시원스레 해결해주는 일들이었다. 센터가 이렇게 행정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업을 발굴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대표의 리더십과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지닌 이사회, 행정의 지원 등 3박자가 맞아떨이진 까닭이다. 이 때문에 군이나 도에서도 센터의 사업이알면 무엇이든 믿고 맡기는 눈치다.
여성들이 주도하는 이 센터의 행보를 보면 특유의 관찰력과 세심한 일처리가 부러운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부족한 대우에도 '사람과의 사업'에 임하는 그들의 태도는 귀감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역의 여성들이 얼마나 만족스러웠으면 '여성농업인센터가 있어서 행복하다'는 고백을 수시로 할까.
정부가 주도하는 여러 농업분야 사업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외된, 농촌 여성들을 위한 여성 농업인센터 운영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특히 센터는 귀촌인에게 농촌형 일자리의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또 지역아동센터 설립의 산파 역할도 하는 등 귀촌 베이스캠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농촌에서 행정의 빈 곳을 적절히 채워주는 센터가 지금보다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면 지역의 희망도 조금씩 커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출처 : 농민신문 / 이환의<홍성귀농귀촌지원센터장.전국귀농운동본부 지역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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