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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음식/서울

왕십리 육회공작소 송년모임!

by Mr-후 2017.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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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 육회공작소 송년모임!

이맘때가 되면 한 해동안 만나지 못했던 아니면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의 약속이 많이 잡힌다. 10년 넘게 선후배로 회사에서 만나 아직도 연락하는 벗이 있어 어렵게 약속을 잡고 퇴근길에 모여 앉아 술 한 잔 하기로 했다. 

왕십리역 주변은 옛날과 너무 많이 달라 역사 내부에서 길을 찾기도 힘들다. 어디로 나가야하는지 사전에 출구 확인을 하고 움직여야 하는데 우리는 그냥 13번 출구(분당선, 6번출구 2호선) 앞에서 만나 주변을 둘러 볼 요량으로 한양대 후문쪽 유흥가 밀집 지역을 걷기 시작했다. 

연말이라 월요일 저녁인데도 여기저기 인파가 몰려 다녔고 맛집으로 소문이 난 집들은 대기 줄도 길었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번잡스럽고 시끄러운 곳이 싫다. 말 소리도 제대로 잘 안들린다. 조용하고 아늑한 곳을 찾다 보니 인기가 없는 것인지 이른 시간 인 건지 모르지만 '육회공작소' 라는 술집이 조용해 보이고 사람도 적은 편이었다. 

세사람이 만나기로 했는데 분당에서 오는 친구가 좀 늦어 선배와 둘이 먼저 주문을 하고 소주 한잔과 함께 이야기를 풀었다. 함께 일할 때야 눈만 맞으면 술 한 잔 하던 사이였지만 이제 적을 둔 곳이 서로 달라 일년에 고작 1~2번 만나 회포를 푸는 사이지만 낯설지도 않고 어색하지도 않다. 오래된 지기란 이런 것이다. 

어느 조직이나 비슷하지만 항상 조직에는 문제가 있다.  그 문제가 어떻게 치유 되고 복구가 되는지 아니면 깨진 유리창 법칙과 같이 계속 망가지는 모습을 관망해보는 수 밖에 없다.

이제 정이 쌓여 의리가 된 상태로 조직원을 구성하는 형태는 버려야 한다는 것이 지론인데 선배가 속한 조직이나 내가 속한 조직도그런 형태인건 마찬가지다. 

나는 아직 해보고싶은 것이 더 남아서, 선배는 정이 쌓여 의리가 생겨서... 그렇게 고기가 굽히고 술이 넘어간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후배가 아직 도착을 하지 않았다. 카톡으로 계속 위치를 보내주고 있다. 

그냥 천천히 오지 자식... 풋! 

육회공작소의 고기 불판은 이자카야 같은 곳에서 적은 양의 고기를 구워 바로 먹을 수 있는 작은 판을 사용하는데 아늑한 공간에 앉아서 분위기 잡고 술 잔을 기울이기 아주 좋은 곳이다.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 편한 사람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얼마나 좋은 일인가 싶고 감사한 일이다. 

이날, 우리가 먹었던 음식들이다. 


한참 뒤에 후배가 도착했고 노릇노릇 맛깔나게 정성들여 구운 고기와 술잔을 건냈다. 정말 오랫만에 보는데, 다들 늙어가는거 빼면 별로 달라진게 없는 것 같다. 이제 어엿한 중년이 되어 가는 건가? 





사실 이런 안주는 보기만 해도 소주가 머리 위에 둥둥 떠 다니는 법이다. 술꾼에겐!




추가로 더 주문한 고기.  생각보다 맛있고 굽는 재미가 쏠쏠하다. 


육회 공자소이니, 육회를 먹지 않을 수 없다. 

노른자 풀고 슥슥 비벼 소주 한 잔 털어 넣고 한 점 집어 먹으면 딱 좋다. 

연말, 잦은 술자리. 몸 축나지 않게 관리 잘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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