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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올여름 거리 패션의 경계선이 흔들리고 있다. 브라톱, 레이스, 새틴 슬립처럼 원래 속옷으로 분류되던 아이템들이 어느새 외출복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결혼식장이나 회사 같은 격식 있는 자리에서도 속옷을 연상시키는 스타일링이 등장하면서 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민망하다는 반응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이런 '란제리룩'이 올여름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속옷의 디자인 요소인 레이스, 새틴, 시어 소재를 그대로 겉옷에 차용하거나, 브라톱 자체를 하나의 완성된 패션 아이템으로 소화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블랙핑크 제니가 지난 6월 뉴욕 무대에서 여러 개의 브라를 겹쳐 입는 '브라 온 브라' 스타일링을 선보인 것도 이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자라는 레이스와 자수를 활용한 란제리풍 드레스를 따로 내놓았고, 에어리는 시스루 캐미솔과 브라를 결합한 컬렉션을 선보이는 등 브랜드들도 발 빠르게 이 흐름에 올라탔다. 다만 소비자들의 시선은 갈린다. 패션의 다양성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장소와 상황에 맞지 않는 노출은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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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및 맥락
이런 흐름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해외에서도 이미 '네이키드 드레싱'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트렌드가 확산 중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를 집중 보도하면서 시스루와 노출 패션이 명품 런웨이를 넘어 일상 거리 패션까지 파고들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실제로 파리 패션위크 FW 컬렉션에서도 이런 무드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생 로랑을 비롯한 여러 하우스들이 노출된 란제리, 몸에 밀착되는 레이스, 새틴 소재를 활용한 룩을 잇달아 선보였고, 이는 침실에서만 입던 옷을 일상복으로 끌어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해외 매체들은 이런 흐름이 단순한 노출 유행을 넘어, 옷의 구조와 실루엣 자체를 재해석하는 디자인적 시도로 진화하고 있다고 짚는다. 코르셋으로 몸의 형태를 그대로 본뜨거나, 크리스털과 시어 레이어를 겹쳐 '옷을 입은 듯 안 입은 듯'한 착시를 만드는 식이다. 이런 배경을 보면 이번 란제리룩 열풍이 단순한 계절 유행이 아니라, 패션 산업 전반의 큰 흐름 속에 놓여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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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올 가을·겨울 시즌에도 란제리룩의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FW 컬렉션에서 레이스와 새틴을 활용한 밀착형 드레스가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계속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발레코어' 트렌드와 결합할 가능성도 높다. 레이스, 리본, 새틴이라는 공통된 디자인 요소를 두 트렌드가 나눠 갖고 있어서다.
다만 TPO를 벗어난 과감한 착장은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크다. 가수가 무대에서 속옷과 다름없는 의상을 입거나 결혼식 하객이 비키니 스타일 옷을 입고 등장하는 사례처럼, 장소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노출은 눈길을 끄는 대신 불편함을 남기기도 한다. 실제로 한 업무 컨퍼런스에서는 기조연설자의 시스루 의상 때문에 강연 내용보다 옷차림 이야기가 더 오갔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결국 란제리룩은 패션으로서의 자유로운 표현과, 자리에 맞는 옷차림이라는 사회적 감각 사이에서 계속 저울질될 가능성이 크다. 폭염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이 흐름을 더 부추기고 있지만, 앞으로는 노출 그 자체보다 '어떻게 입느냐'가 더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문: 매일경제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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