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리 조용한 골목길 안 부추곱창

수유리 조용한 골목길 안 부추곱창

수유리 번화가 길목을 잠시 걸어내려 오면 중간쯤 골목길 안에 '부추곱창'이라는 곱창집이 있다. 검색 포털을 통해 보니 제법 후기가 많이 올라온 곳이라 한번 가보자고 해서 다녀왔다. 아이들은 곱창보다는 우삼겹을 더 좋아했고 우리는 자꾸 황주집과 비교가 되는 상황이었다. 

퇴근시간이 빠르고 사무실이 가까워 비교적 이른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손님은 한 테이블밖에 없었지만 잠시 후 한팀, 한팀 들어오더니 제법 자리를 다 채웠다. 벽면은 지저분할 정도로 낙서가 많이 되어 있었고 상당히 자극적인 말들이 많이 붙어 있었는데 경영 방침인가 싶다.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는 조금 불편한 자리 구성이다. 요즘 황주집은 너무 사람이 많고 좁고 복잡스러워 잘 안가게 되는데 그 대안으로 찾아 간 곳도 그닥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그래도 집에서 가깝고 그럭저럭 먹을만하기에 또 가게 될지는 모르겠다. 

우리는 셋트 메뉴를 주문했다. 

모듬곱창 + 계란찜 + 주먹밥, 가격은 38,000원 

양념때문에 주먹밥은 살짝 맵다. 성원이 주려고 주문했는데 망했다. 

함께 나온 우삼겹이 맛있다고 하길래 다 먹고 우삼겹 1인분 추가해서 먹었다. 미국산 200g에 10,000원이다. 비싸다. 

곱창은 정말 가끔 먹는 음식이라 한 번 먹고 나면 잘 생각나지는 않는다. 또 겨울에는 먹고 나면 옷에 냄새가 베어 엉망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부추곱창집은 앉는 의자가 통으로 되어 있어 옷을 넣어 둘 수 있다. 냄새가 베는 걸 많이 줄일 수 있는 구조. 조용하게 앉아 이야기 하면서 술잔을 기울이기에 적당하다. 

기름이 많은 음식이다 보니 주변 가장자리에 식빵을 둘러 기름이 튀지 않도록 해 둔 것이 인상적이다. 나오는 음식에 비해 테이블이 좀 작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디다가 내려 놔야 할지 잠시 망설이게 된다. 

대식가들이 먹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라 한 판 먹고 밥을 볶아 먹었다. 볶음밥을 좋아하는 정원이를 위한 아빠의 배려. ㅎ 

부추곱창에는 말 그대로 부추가 들어간다. 사당역에 부추삼겹살로 유명한 복돈이네와는 조금 다르다. 복돈이네 부추삼겹살의 부추는 마치 시럽이 잔뜩 들어간 달콤한 라떼 같은 반면 부추곱창의 부추는 그냥 일반 부추다. 부추를 익혀서 곱창과 함께 먹는 방식인데 가게 이름이 부추곱창인데 부추의 역할이나 비중이 너무 적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뭐지? 

치즈를 뿌려주는 볶음밥은 아이들이 좋아해서 다행이었다. 

간단하게 먹고 나오는 길에 보니, 부추와 곱창의 효능이 적혀 있었다. 부추는 워낙 효능이 많은 채소로 유명하지만 곱창도 효능이 있다는건 좀 재미가 있었다. 

부추의 효능. 

부추는 기양초라는, 다소 노골적인 별칭을 가지고 있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몸의 생식기 계통을 왕성하게 해주는 작용이 있어 성적 능력을 북돋아주는 자양강장식으로 통한다. 특히 남성의 성기능을 강화해주어 정력감퇴나 조루 등에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부추는 추위를 견디게 해주며 엽록소나 철분도 많이 들어 있어 빈혈에도 좋다. 또한 강한 향균 작용이 있어 대장과 소장을 보호하고, 채소 가운데 가장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몸과 손발이 차거나 하복부가 차서 설사를 자주하는 경우에도 좋다. 

곱창의 효능. 

기가 허약한 사람이 섭취하면 기를 보충해 주고 또한 산후 조리에도 특효가 있다. 고단백, 저 콜레스테롤 식품인 곱창은 씻는 맛도 쫄깃하며, 술안주 분해작용이 뛰어나 위벽보호, 알코올 분해가 빠르고, 소화흡수력이 높다. 또한 여성들의 건강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