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선동 가맥, 거북이슈퍼 낮술

익선동에 들어서자 마자 눈길을 끄는 가게가 있다. '거북이슈퍼' 가맥을 파는 곳이다. 

가맥이란? 

가게맥주의 줄임말이 아니라 가정용맥주의 줄일말이라고 한다. 업소용맥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지갑이 얇은 대학생들에게 인기다. 슈퍼뿐만 아니라 포차등 주점에서도 많이 팔린다. 블로거 등에 의해 가게맥주로 잘못 알려지고 있다. - 위키백과 

그런데 여기 익선동 거북이슈퍼에서 가맥은 가게맥주의 줄임말이 맞는 것 같다. 

가격이 저렴하지도 않았고(양에 비해) 가게(슈퍼)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에 (과자, 껌, 담배 판매) 가게 맥주가 맞는 것 같다. 

군대 있을 때 휴가 나오면 시골 터미널 옆 구멍가게 안에 들어가면 술을 마실 수 있었다. 딱히 안주가 있는건 아니고 새우깡과 지포 등으로 소주를 한 잔씩 할 수 있었고 좀 더 큰 가게에는 라면을 끓여 주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따라서 익선동 거북이슈퍼에서 파는 맥주는 가게맥주, 즉 가맥이다. 

익선동 한옥마을 좁은 골목길에 접어 들면 얼마 가지 않아 보이는 거북이 슈퍼. 

처음엔 그냥 슈퍼인줄 알았다. 인터넷 상에서 유명한 그런 가맥집이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아이들 목말라 물도 살겸 가게 구경을 하러 갔다가 맥주집이라는 말에 낮술을 좋아하는 나는 '먹고 가자' 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먼저 뛰어 들어가 자리 잡았다. 

역시 익선동은 낮보다 밤이 더 어울린다. 

낮엔 형편없어 보이는 이 가게도 밤에 불이 들어오면 운치 있는 그런 구멍가게가 될 것 이다. 

이 자리는 들어가면 우측에 있는데 티비 어느 프로에서도 나왔던 자리라고 한다. 

그런데 낮에 여기 앉아서 맥주를 마신다면 동물원 원숭이가 될 것 같았다.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이 힐끔거리면서 쳐다 보고 갈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린 안쪽 구석진 곳에 자리 잡았다. 

저 옛날 양은 밥상, 인상적이다. 

보시다 시피 맥주는 4,000원 / 병맥주인데 양은 330ml 이다. 국내산 맥주 중에 HITE의 경우 500ml였다. 

저렴한 가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부부가 한번 먹는 맥주의 양이 대략 2000cc 인데 그 정도 먹으려면 그렇게 저렴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분위기 있는 데이트코스고 핫플레이스 라고 하니 이해하고 패스. 

다양한 맥주가 있었는데 설명을 해주었지만 잘 못알아 들었다. 

냉장고에서 꺼내 먹으면 된다. 

먹태 하나와 맥주 두병을 꺼냈다. 어딜 가나 난 CASS, 성원이가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한다. 

이 종로 가맥집으로 유명한 거북이슈퍼는 쥔장이 충청도 분이라고 하고 왜 '거북이슈퍼'로 했냐는 말에는 충청도 출신이라 느려서 그렇다고 했다고 하는데 실은 바쁜 서울 사람들이 이곳에서 여유를 느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먹태 가격은 12,000원 

양은 많다. 그리고 맛있었다. 같이 나오는 마요네즈 소스장도 괜찮았다. 

보통 생맥주집에서 황태를 주문하면 마요네즈양은 적고 고추가 많고 매콤하지만 이곳은 마요네즈양이 많고 고추는 적어 달콤하면서도 촉촉해서 많이 찍어 먹게 되었다. 싹싹 긁어서 황태가 못된 먹태 한마리를 다 떧어 먹고 나왔다. 

맥주를 어느정도 마시고 시내길을 돌아다니다 보면 화장실이 항상 급하게 된다. 그래서 얼마 마시지는 않았지만 쥔장의 창업마인드 처럼 여유를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기에 괜찮은 곳이다. 

옆 테이블에 젊은 연인으로 보이는 두 친구가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좋아보였다. 함께 담배도 피고 웃고 마시고 낮술의 묘미를 진정 아는 커플로 보였다. ㅋㅋ 

두 친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풍경을 찍어 보았다. 

건너편 레스토랑에도 가보고 싶었다. 

가게 안 테이블은 대략 5~6테이블 정도, 2인 커플들을 위한 자리로 꾸며져 있다. 

천정은 서까래와 대들보가 보이고 깔끔하게 칠이 되어 있어 보기 좋았다. 찰랑 찰랑 거리는 커튼 사이로 건너편 테이블도 보이고 분위기 있는 종로 익선동 거북이슈퍼. 

거북이슈퍼는 과자도 팔고 담배도 판다. 정원이가 품목을 훓어 보는 중. 

또 먹을 곳이 많다고 꼬셔서 과자는 안 사주어도 되었다. ^^; 

커플데이트 장소로 추천하고 싶은 거북이슈퍼. 

낮술도 괜찮은 그런 커플은 Go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