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호미곶 용광로불가마 하룻밤
호미곶으로 들어가는 길은 해안도로이다. 한적한 도로를 따라 10여분 들어가면 호미곶이 나오는데 들어가는 초입쯤, 용강로불가마 라는 곳이 있다. 말그대로 용광로 큰 것 두개를 형상화한 불가마가 있다. 엄청 뜨거운 듯 살이 익는다는 아저씨들을 보면서 들어가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곳인데...
호미곶 들어가면서 오늘 저녁은 어디서 잘까? 하다 보니 마침 용광로불가마가 딱 나왔다. 아이들은 찜질방에서 하루 자자면서 조르기 시작했다. 해안도로를 따라 들어가면서 보니 펜션이고, 호텔이고 대부분 영업을 하지 않는 듯 했다. 별 생각없이 그러자고 해버린 바람에 밤새 시달렸던 추억을 만들었던 음력 1월 1일 저녁 ㅋㅋ
호미곶에서 물회로 식사를 마치고 차를 천천히 몰아 바다를 구경하면서 되돌아 나와 용광로불가마로 들어갔다.
가격은 저렴한 편이었다. 아무래도 지방이라 그런듯 했다.
넓은 실내에 아이들은 환호하면서 뛰어 다니기 시작했다. 옷을 갈아 입고 한층 내려가니 여기저기 사람들이 모여 앉아 티비를 보거나 불가마에서 땀을 흘리거나 게임을 하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생각보다 뷰가 너무 좋아 놀랐던 곳인데, 흔들의자 두개가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놓여 있고 그곳에서 뷰를 감상하는 분들이 있었다.
이 사진은 아침에 체크아웃(?)을 하면서 입구에 세워진 것을 찍은 것이다.
해가 뜨고 아침이 되니 시원한 공기가 좋은 곳이었다. 간밤의 소란스러움때문에 등짝이 뻣뻣했지만 ㅎㅎ
주차장은 건물 뒷편에 넓게 층층이 있어 편했다.
주차를 하고 뒷문을 통해 불가마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
저 큰 두개의 불가마에서 원없이 땀을 뺄 수 있다.
1층, 2층으로 되어 있는데 1층이 찜질과 불가마를 하는 곳이고 2층은 카운트, 매점, 휴게실이 있고 탈의실과 샤워실이 있다.
넓고 깨끗하니 좋았다.
특히 저 바다가 보이는 뷰는 정말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장소였다.
다음날, 아침에 그곳에서 찍은 사진이 바로 마지막 사진이 되겠다.
사실, 찜질방은 따로 없다. 단지 불가마 만 있을 뿐.
넓은 공간에 매트를 깔고 중앙 책장에서 만화책 한 무더기를 뽑아 들고 누워 만화책을 보고
아이들은 각자 자기들의 폰을 들고 게임도 하고 유튜브도 보고 각자의 시간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종일 운전을 오래했고, 다음날도, 다음날도 계속 운전이 계획되어 있어 적당히 움직이고 푹 쉬자는 의견.
아내와 둘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여유를 즐겼고 군것질과 캔맥주도 한잔씩 했다.
이런 곳에 오면 꼭 만화가 있긴 한데 시리즈가 다 없는게 아쉽다.
1편도 없고, 마지막편도 없다. ㅠ.ㅠ
그래도 그냥 이현세 만화라 읽다 보니 빠져든다. 별 내용은 없지만 ㅋㅋㅋ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잠을 자야 할 시간이 되었지만 쉽게 잠들지 못했다. 여기저기 전화벨소리, 우는 아이, 술취한 아저씨의 고성,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아이들, 12시가 넘도록 티비를 보는 사람들... @@
잠을 자는 것인지 고문을 당하는 것인지 .. 그렇게 힘들게 새벽이 되고서야 겨우 잠이 들었는데 이젠 춥다. ㅠ.ㅠ
아내 말을 듣고 각자 하나씩 이불을 빌릴걸 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지만 이미 늦었다. 쩝!
그렇게 뜬눈으로 자는듯 마는듯 다신, 찜질방에서 자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서둘러 아이들을 깨우고 아침식사거리를 검색했고 죽도시장 근처 곰탕을 먹기 위해 나섰다.
불가마를 나오기전 전망이 좋은 뷰에서 찍은 사진.
전날과 달리 날이 맑고 구름 한 점 없이 좋았다.
포항의 대표 재래시장겸 어시장인 죽도시장에서 아침 먹은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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