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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정보/귀농.귀촌 정보

농사,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by Mr-후 2017.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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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꼭 귀농을 하던 귀촌을 하던 할 것인데 그 시기는 아직 짐작할 수 없다. 

제일 좋은 건 이 서울에서 일을 하지 않아도 생계가 유지되는 자금 줄을 만드는 것인데 다각도로 고민중이다. 

뭐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포기하지는 않을 듯 ^^ 


오늘도 역시 농민신문의 컬럼을 옮겨 볼까한다. 주제는 제목에서 말한 대로 <농사,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농사는 하늘이 도와야 한다고 하는데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과하게 실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습을 통해 차근차근 하나씩 제대로 배워 농사를 지어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사람들도 그렇고 육지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도 그렇다. 욕심을 부리면 안된다. 바다가 내어주는 것, 땅이 내어 주는 것만큼 취하면 된다고 본다. 




본 글은 농민신문 박호진<전 전국귀농운동본부 사무처장>님의 글이다. 




필자가 예전에 몸 담았던 전국귀농운동분부에서는 예비 귀농인에게 1년 과정의 논.밭 농사 교육을 시킨다. 특정한 농법을 가르치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교육원칙이 있다. 농기계 이용을 금하고 자신의 몸으로만 농사짓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화학비료나 제초제를 쓰지 않고 최대한 자연적으로 작물을 키운다. 


이런 원칙에는 생태가치에 대한 전국귀농운동본부의 철학이 반영됐다. 더불어 예비 귀농인에게는 몸으로 부대끼는 농사를 통해 귀농에 대한 환상을 깨주는 역할도 한다. 온전히 자신의 노동력으로 농사를 지으면 고된 농사일로 인해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나아가 그 이전에 갖고 있던 귀농에 대한 개념을 다시 생각하고 자신의 현실에 맞게 재 조정하기도 한다. 


전국 귀농운동본부를 거쳐 간 귀농인 중에 더러 이런 경우가 있다. 농법을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언론에 나오는 특정 농법에 경도돼 자신의 땅에 그것을 바로 적용하는 경우다. 또는 이런 저런 책들을 보며 눈여겨둔 농법에 바로 도전하는 예비 귀농인도 있다. 그러나 농사 경험이 전혀 없이 그런 농법에 도전하니 잘될 리 만무하다. 


1000평의 땅을 사서 야심차게 자연재배를 시작한 귀농인이 있었다. '풀과 함께 자란다' 라거나 '그냥 내버려둬야 한다'라는 자연재배의 철학을 따라 했으니 거의 모든 작물이 풀에 점령당해 수확을 망친 것은 당연했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은 실망했고 이 귀농인도 결국 귀농을 포기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갔다. 


사실 자연재배는 수년 동안 땅의 풀을 잡아 놓거나 오랜 농사 경험으로 풀의 생리를 잘 이해한 고수 농부들에게 적합하다. 작물과 어울리게 하면서 적절히 풀를 관리해야 하는 아주 난이도가 높은 농법인 것이다. 이제 갓 귀농한 사람이 "난 자연재배로 키워" 라고 말하는 것은 유치원생이 대학생이 배우는 과목을 이야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런 일도 있었다.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전국 농법 간담회'를 기획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이런 저런 농법에 관한 글을 많이 올린 블로그 등을 찾아 운영자에게 농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자는 연락을 했다. 그런데 자신의 블로그에서는 그렇게 농법을 자랑하던 운영자들이 공개 간담회는 곤란하다며 대부분 참석을 고사했다. 필자가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귀농인이나 농부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말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닌가 싶었다. 


더 현실적인 이유를 짚어보면 많은 농부 앞에 나서서 자신 있게 이야기할 만한 수준의 농사 규모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를테면 300평이나 500평 정도의 텃밭에서 농사 지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즉 농사로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적정 규모가 아니었다. 귀농인들이 특히 유념해야할 점이 바로 이것이다. 누구나 쉽게 어떤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고 이야기 할 수 있지만 과연 적정 규모 인가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다 그런 경우인 것만은 결코 아니다. 오랫동안 땅을 잘 관리하면서 저마다의 철학과 농법으로 농사를 잘 짓는 농부들을 필자는 많이 만났다. 다만, 초보 귀농인은 그런 고수 농부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초보 귀농인이 책이나 언론 등을 통해 접한 '어떤 농법으로 유명해졌다'느니 '그렇게 농사 지으니 작물이 잘 팔린다더라' 하는 정보에 쏠려 무분별하게 자신의 농사에 적용하지 말라는 뜻이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농사도 기본에서부터 출발하다. 그리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시작해야 한다. 자신의 체력과 농사 기술, 그리고 경험에 맞춰 농법은 물론 농사 규모 등이 자연스럽게 따라 가야 한다는 뜻이다. 


출처 : 농민신문 / 박호진 <전 전국귀농운동본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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