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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정보/귀농.귀촌 정보

귀농교육 선택 기준 - '나 자신'

by Mr-후 2017.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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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교육 선택 기준 - '나 자신'



나는 작년, 5월 초보자 코스의 귀농교육을 받았다. 당시에는 양재역에 귀농.귀촌 지원센터가 있어 프로젝트 하는 회사에서 멀지 않아 받을 수 있었는데 매주, 월/화 저녁에 약 2시간씩 받았다. 물론 수료증도 받았고 교육이수 시간에 등록도 되는 교육이었다. 교육을 받으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어떤 도움이냐면, 정말 귀농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다시 한번 귀농에 대해 심사숙고하게 해준 고마운 귀농.귀촌 교육이었다. 

귀농을 생각하고 있다면 초보자 코스의 기본 교육을 꼭 받아 보길 권한다. 교육을 받고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다각도로 귀농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었고 현재로서는 대안을 찾지 못해 마음만 있는 상태에서 고심 중이다. 


귀농은 대체로 두 부류로 나누어지는 것 같다. 


젊어 뜻을 귀농으로 선택한 사람과 은퇴를 하고 귀촌을 하려는 사람들로 큰 부류가 나누어지는 듯, 지원 정책도 40~50대에 대한 부분이 제일 약해 보였다. 하려면 빨리하거나 늦게 하라는 것 같기도 하고... 

40~50대는 지금 주축이 되어 한참 자녀들 키우면서 중역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 선뜻 귀농.귀촌을 하려는 사람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걸림돌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도시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할 뿐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적은 것 같다. 




어제 이어 농민신문에 연재되는 귀농.귀촌 정보를 옮겨 본다. 이 글은 박호진 <전 전국귀농운동본부 사무처장> 의 글이다. 




필자가 한창 귀농 상담을 하던 2010년에는 '어떻게 하면 귀농할 수 있을까'에 대한 포괄적인 문의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구 뒤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귀농귀촌종합센터가 생겨나고 귀농지원 예산이 늘면서 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한 귀농지원 자금을 받을 수 있다는 광고들이 쏟아져나왔다. 그리고 지원 자금을 받으려면 귀농교육 10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는 자격조건이 생겨났다. 


이때부터 '어떻게 하면 귀농교육 100시간을 이수할 수 있는가'를 물어보는 질문들이 상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귀농 교육이 귀농에 대한 진지한 물음보다는 지원 자금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귀농교육 기관과 과정들도 늘어났다. 올해 현재 귀농귀촌종합센터에 응모한 귀농교육 프로그램은 80개가 넘었고, 그 중 36개 기관의 43개 과정이 선정됐다. 공모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각 지역 기관.단체와 농업기술센터까지 합치면 귀농 교육은 족히 300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귀농교육이 많아진 반면 문제점들도 생겨났다. 대부분이 농작물 재배법이나 경영교육 위주라는 점이다. 채소.산야초.과수.재배법, 생산관리, 마케팅, 유통 등의 과목들이 그것이다. 혹자는 '바로 활용 가능한 교육들이 늘어난게 무엇이 문제냐' 고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귀농은 삶 자체를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농사교육만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이제 막 귀농을 꿈꾸는 젊은 직장인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자신이 귀농을 왜 하려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과정을 생략하고 대부분 귀농 교육에서 실시하는 선지지 견학, 즉 상위 1%의 성공한 귀농인들을 보고 온다면 귀농 목표를 자칫 잘못 설정할 우려가 있다.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사람에게 과수 재배법과 농업 경영을 가르치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 묻고 싶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귀농 선택 기준은 아주 달라진다. 큰 규모의 농사를 처음부터 잘 짓겠다고 덤비기보다 조금씩 시행착오를 거쳐가면서 작목을 찾고 규모를 늘려 나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또한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천천히 시골의 삶에 적응할 것을 권하고 싶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늘어난 교육만큼 자신의 상황에 맞는 교육 선택이 더욱 필요하다. 


귀농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실전에 필요한 재배법이나 경영 같은 교육은 오히려 피하라고 권하고 싶다. 대신 귀농 기초 단계에서 자신이 왜 귀농을 하려고 하는지, 우리 농업의 현실은 어떤지, 다른 귀농인들은 어떤 어려움들을 겪고 있는지 등에 대한 선배 귀농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교육을 추천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귀농 목표를 현실성 있게 설정할 수 있고 과연 자신이 귀농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귀농 결심이 확고해졌다면 그 다음으로 농촌 현실을 보다 가갑게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을 추천한다. 단순히 시골이 좋아서, 자연이 좋아서가 아니라 한달 혹은 몇달 정도 농촌에서 지내면서 농사일을 체험하는 것이다. 요즘은 중.장기 합숙교육을 진행하는 곳도 몇군데 생겼다. 이런 곳을 찾아 자신이 정말 시골에서 잘 지낼 수 있는지 체험하고, 혹은 교육을 받으면서 주변에 정착하고자 하는 귀농지를 함께 알아볼 수도 있다. 


재배법 관련 교육은 굳이 도시에서 배우지 않아도 된다. 재배법을 도시에서 배우는 것은 귀농하기 전에 작목부터 선택한 경우인데, 이는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귀농지가 자신이 배운 작목의 기후와 맞지 않을 수 있고, 혹 맞는다 해도 자신이 산 땅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귀농 초기에는 변수가 많아 굳이 귀농 전에 작목에 대해 배우는 것은 별로 도움이 안된다. 


자신이 선택한 작목은 귀농 후에 해당 지역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교육받는 것이 오히려 낫다. 같은 작목을 선택한 귀농인, 그리고 언제든 달려와 도움을 주는 선배 농부들과 인연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 박호진<전 전국귀농운동본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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