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도 아구탕, 강북구 삼양동 맛집

삼다도 아구탕, 강북구 삼양동 맛집

삼양동(미아6동)은 제가 서울에 처음 와서 살던 동네였습니다.  

지금은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송천초등학교 아랫동네(미아5동)와 윗동네(미아6동)는 20대 후반 줄곳 생활하던 곳 이었습니다. 아련한 추억이 있는 곳입니다. 삼양동 사거리는 아직도 예전 모습을 그런대로 많이 간직한 곳입니다. 의외로 변화가 없는 곳이기도 한것 같습니다. 

삼양사거리 은행나무 골목안쪽에 자리 잡고 있는 아구탕집이 있는데 '삼다도' 라는 집인데 맛있다고 소문이 난 집이라 사람들이 항상 많습니다. 

안채를 포함해 몇 채의 가게가 있어 웬만하면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습니다. 

주 메뉴는 아구탕과 아구찜입니다. 작년 12월31일 갔었고 주말 나들이 끝내고 들어오는 길, 오랜만에 찾아 갔더니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원래 안채가 생기기전에 다닥 다닥 붙은 작은 가게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보글보글 끓인 아구탕을 소주와 함께 먹곤 했었는데 주방이 있는 바깥채는 이제 방이 아니고 테이블로 4팀정도만 앉을 수 있게 꾸며져 있습니다. 저희는 안채보다는 바깥채를 더 좋아합니다. 반겨 주시는 분이 있어 그런 것 같네요. 

소주 가격은 4,000원에서 다시 3,000원으로 내린 것 같구요, 아구탕은 아직도 저렴한 편입니다. 중간 크기는 33,000원입니다. 

이 냄비 안에 맛있는 아구탕이 들어 있습니다. 

매콤하고 얼큰한 아구탕을 성원이가 아직 먹질 못해 밥 공기와 김가루를 달라고 해서 아이는 먹이고 정원이와 저희 두 부부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먹으니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 포장도 해서 먹었는데 이 집의 특징은 육수는 따로 없습니다. 그래서 끓일 수록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짜지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입에 착착 감기는 그런 국물 맛이 우러나옵니다. 사실 이런 음식은 말이 따로 필요하지 않죠. 직접 먹어보면 기가 막히다는 것을 말로 표현하긴 어렵습니다. 

이날 정말 오랫만에 저희 두 사람이 소주를 4병이나 마시고 왔습니다. ^^;; 

이날은 무우채도 맛있고 미역냉국도 맛이 좋았습니다. 특히 이번에 담군 고추 장아찌도 맛이 좋아 밥 도둑이었습니다. 

특히 갓한 밥과 함께 먹으니 맛이 좋았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지저분하다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꽤 오랜 시간(10년 넘게) 단골로 다녀 그런지 정겹고 친근하고 그래서 더 좋고 그런 것 같습니다.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정겹고 좋은 삼다도 집입니다. 

아구와 함께 들어간 고니는 이제 네 식구가 나눠 먹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내장 추가(10,000원)를 해서 넉넉하게 먹고 왔습니다. 

고니를 씻어 주니 성원이도 엄청 좋아하네요. 피는 속일 수 없나 봅니다. ㅎㅎ 

여튼 이제 고니 전쟁을 치뤄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별 다른 고민 없이 내장추가를 외쳤습니다.! 

삼다도 아구탕은 처음에 물도 자작자작한 상태로 양념과 아구, 고니로 끓기 시작하면서 야채, 무우에서 시원한 국물이 우려져 나와 냄비가 넘칠 정도로 국물이 많아 집니다. 그 때쯤 국물을 조금 들어내고 싱싱한 미나리를 얹어 뚜껑을 닫은 뒤 살짝 데친 뒤 와사비장에 찍어 먹으면 맛이 좋습니다. 술 도둑이죠. 

그렇게 끓는 동안 아구를 손질 해주시고 밑에 깔려 있던 콩나물을 위로 올려 주시면 아구와 콩나물을 곁들여 먹으면 맛이 좋습니다. 특히 국물이 칼칼하고 개운해서 술이 술술 들어가게 되는 현상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ㅎㅎ 

아구 살을 발라 먹는 재미, 아삭아삭한 콩나물 먹는 재미, 살이 통통하고 부드러운 고니 건져 먹는 재미, 이런 저런 재미가 있는 아구탕집. 

바로 삼양동 삼양사거리에 있습니다. 

아구살도 부드러워요. 미나리는 몇번을 더 달라고 해서 계속 데쳐 먹었는데요 미나리 좋아하는 분들은 환장할 정도로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젠 우이신설 경전철역 삼양사거리 역에서 아주 가까우니 찾아가기도 쉽습니다. ㅎㅎ 

보들보들한 아구살과 함께 맛있게 먹고 즐겼던 날, 2017.09.02일 / 삼다도 아구탕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