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초에 유럽여행을 떠나는 우리 가족,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장시간 돌아다녀야하고 음식도 잘 맞지 않을 것 같고 오랜 시간 집에 올 수 없을거라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았다. 지하철 계단만 올라가도 숨을 헐덕이는 나의 경우 가족들을 데리고 다녀야 하는 부담감이 있어 남은 시간 동안 체력 단련을 하기로 했다.
그렇게 첫 날, 북한산 등산을 계획하고 화계사 일주문으로 시작되는 칼바위능선 코스를 타고 대동문을 찍고 아카데미탐방지원센터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강북영어마을을 지나는 북한산 둘레길을 따라 잠시 걷다가 용봉 베드민턴장으로 가는 샛길을 따라 올라가다 쉼터에서 북한산 둘레길과 떨어져 냉골공원지킴터를 통해 본 등산을 시작했다.
냉공공원 지킴터로 가는 길.
길을 걷다 생각해보니 북한산 둘레길을 아주 가끔 걷는걸 빼면 작년 가을에 등산을 하고 하지 않았다.
수영이나 등산이 천식 환자에게는 좋은 치료가 된다고 하는데 항상 마음 같지 않다.
기초체력을 조금 올려서 여행을 가고자 아내와 둘이서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는데 조금 걷자 숨이 막 차올랐다.
헉헉거리며 등산을 시작했는데 금방 후회가 되고 있었다.
조병옥 박사묘를 지나 계곡길을 따라 45분정도 올라 오면 냉골 약수터가 보인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등산로는 아니기때문에 여성 혼자 걷기는 적당하지 않는 코스다. 급경사로 칼바위능선으로 향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초반에 힘이 많이 드는 구간이다.
냉골 약수터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본 등산코스(일주문을 타고 올라오는 코스)와 만나는 구간이 있다.
이렇게 힘들줄이야... 두 부부가 헉헉거리면서 땀을 훔치고 앉아 잠시 쉬었던 냉골 약수터.
기본 체력이 바닥이라 꼭 체력을 보강해야 한다. 두 아들놈 에너지를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
너무 오래 쉬면 땀도 식고 다시 걷기가 힘들어지니까 조금 쉬고 숨을 고른 뒤 다시 출발 ~
칼바위능선길을 따라 조금 걷다 보면 기지국이 있는 샛길이 있고 전망이 좋은 문필봉을 만날 수 있다.
고작 여기가 해발 480m 라니... 여길 오기 위해 하늘이 노랗게 변하는 헐덕거림을 겪었다니 믿을 수 없다.
그만큼 체력이 바닥이라는 거지. 이쯤 되니 돌아 내려가자는 눈치가 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다시 내려가기엔 이제 몸이 워밍업을 다 끝낸 상태라 조금만 더 가자고 보채본다.
문필봉에서 바라보는 백운대 인수봉이 보인다.
칼바위능선에 바람이 거세게 불어 그런지 먹구름이 걸린다.
이제 진짜 칼바위 능선을 타야할 시간.
작년 등산길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앞만 보고 걸었는데 그 때 칼바위 능선을 타고 넘었다.
굉장히 험하고 보호장비도 시설도 없는 능선을 맨몸으로 타고 올라 갔는데 이게 등산로가 맞나? 할 정도로 가파르고 위험하다고 느꼈다.
이번엔 능선을 오르기전 이정표를 잘 살펴 보았다. 분명 다른 길이 있을 것 같은데...
자세히 보니 우회길이 좌측으로 있었고 낙석위험이 있는 곳은 통제되고 있었다.
여성분이나 어린이가 함께 등산중이라면 반드시 우회길을 따라 칼바위를 넘어가길 바란다.
한동안 칼바위 능선 서쪽 아래길을 우회하여 돌아서 성곽이 있는 입구까지 오니 감격이 새롭다.
왜 이런데까지 와야 하냐며 투덜거리면서도 잘 따라오는 와이프. 얼굴이 빨갛게 익었다.
산꼭대기에 가면 성곽이 있어 ~ 라고 했더니 안믿는 눈치더니 정말 성곽이 있는걸 보니 신기한 모양이다.
옛날 사람은 도성을 벗어나 도망갈려고 해도 성곽까지 못와서 죽겠다면서 농담까지 한다.
북한산성. (Bukhansanseong , Fortress)
서울특별시 종로구.은평구.성북구.강북구 일원 / 산성은 1711년(숙종 37년)에 북한산에 쌓은 것으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격은 뒤 유사시에 대비해 한양 외곽에 성을 쌓자는 논의가 대두되면서 만들어진 산성이다.
당시 완성한 성곽의 길이는 7,620보, 즉 21리 60보이며, 지형에 따라 적절하게 축성방식을 달리하여 성벽을 쌓았다. 성곽 시설로는 군사 지휘소인 장대를 세 곳(동장대, 남장대, 북장대)에 만들었고, 성문 6개소(북문, 대동문, 보국문, 대성문, 대남문, 대서문), 암문 6개소, 수문 1개소를 두었다. 성을 쌓는 것을 반대하던 사람들이 문제로 삼았던 식수 문제는 99개소의 우물을 파서 해결했다. 저수지도 26개나 만들고, 8개소의 창고를 두었다. - 생략 -
드디어 대동문까지 왔다.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은 꽤 운치가 있다. 특히 가을날 단풍이 지는 날에는 형형색색 단풍들이 반겨 주기 때문에 좋다.
도토리 줍는 분들이 많아 인상이 찌푸르지기도 하지만 봄에 걷는 것도 좋았다. 꽃향기 맡으며 대동문까지 도착.
이제 내려가는 길, 꽃길만 걸으면 된다.
출발해서 2시간 소요.
진달래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코스가 있고 아카데미탐방지원센터로 내려가는 코스가 있는데 우리는 아카데미탐방지원센터로 향했다. 진달래능선은 진달래가 피는 시절에는 많은 진달래를 볼 수 있어 걷는 즐거움이 크다고 한다.
대동문에서 백운대까지는 3.1km 약 두시간정도는 더 걸어야 할 것 같다.
백운대는 다음에 가기로 하고 우리는 하산.
대동문을 통해 내려오는 길에 도심 전망이 가까워 오길래 한 장 찍어보았다.
오랫만에 하는 등산이라 힘은 들었지만 땀흘리고 걷고 나니 개운하고 나른하니 좋았다.
하산을 마치고 북한산 둘레길에 있는 산마루 쉼터에서 고사리육개장과 막거리 한 잔 마시고 집으로 왔다.
등산은 대략 3시간 30분 정도 한 것 같다. 그다음은 수락산 등산코스를 따라 이틀 후 걷고 왔다.
북산산국립공원 안내도 사진인데 크게 보일지 모르겠다.
마음먹고 가면 갈 곳이 너무 많은 북한산, 도봉산이다.
이번달 안으로 불암산, 도봉산, 백운대까지는 갔다 올 생각이다.
2017.05.15 - 칼바위능선 & 대동문 등산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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