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
올해 고향 친구들 모임은 합천으로 결정이 되었다고 한달 전 연락을 받았다. 설날 시골 어머니를 뵙고 온 것도 있고 해서 이번 모임에는 온 가족이 다 함께 산청으로 내려갔다가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다.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아이들과 함께 산청으로 내려가 어머니를 모시고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조금 서둘러 합천으로 출발했다.
해인사는 옛날 옛날 연애할 때 한번 온 것 같은데 까마득히 기억에 남는 것이 없었고 마냥 처음 온 것 같은 느낌만 들었다.
산청IC에서 88고속도로를 타고 대구 방향으로 조금 가다 보면 해인사 IC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해인사 사찰까지 고즈늑한 도로를 볼보 XC60으로 달려가는 길이 여간 흐뭇한 것이 아니었다. 한창 벚꽃이 막바지라 꽃비도 적당히 날려주니 감정이 더 무르익는다.
걷기에도 참 좋은 길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인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찰인데,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어 더 소중한 사찰이다.
법보종찰 해인사는 불보사찰 통도사, 승보사찰 송광사와 더불어 한국의 삼보사찰로 꼽힌다.
해인사는 한국 화엄종의 근본 도량이자 우리 민족의 믿음의 총화인 팔만대장경을 모신 사찰로서 한국인의 정신적인 귀의처요, 이 땽을 비추는 지혜의 등불이 되어 있다.
<해인사 홈페이지 해인사 소개 문구에서 인용>
학교 현장학습 확인서를 제출하기 위해서 인증샷은 필수다.
해인사 초입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해인사 고려대장경 판전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고목들이 즐비한 입구를 지나 올라가니 층계 형식으로 각각의 건물들이 나왔다.
예전에 왔던 곳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완전 처음 가 본 길이다. ㅎㅎ
올라 가는 길에 겨우살이가 나무에 제법 많이 달려 있었다. 잘라서 차로 파는 곳도 많았다.
우리 막내 성원이의 소원은 뭐였을까?
소원 나무에 매달린 성원이의 장난 끼가 발동됐다.
이날, 행사가 있었던 모양이다. 조금 늦게 도착해서 그런지 행사는 마무리가 되었고 사람들은 많이 빠져 나간 상태였는데 등이 찬란하게 매달려 있다.
좀 더 일찍 왔더라면 볼만한 것이 있었을까?
조용한 절이 더 좋은데 ...
걸어 올라 올라 가니 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곳이 나왔다.
해인사를 일러 법보종찰이라 하는 것은
고려대장경 곧 팔만 대장경이라고도 불리는 무상법보를 모시고 있는 까닭이다.
고려대장경을 흔히 '팔만 대장경' 이라고 하는 까닭은
대장경의 장경판수가 팔만 여장에 이르는 데에서 비롯되기도 했을 터이지만,
한편으로는 불교에서 아주 많은 것을 가리킬 때 팔만 사천이라는 숫자를 쓰는 용례대로
가없이 많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만 사천 법문이라고 하는 데에서 비롯되었음직하다.
목조 건물이고 습도, 온도 조절을 위해 칸칸이 틈새를 만들고 혹여나 인재를 대비해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지만 웅장함과 섬세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공간에 매료되기 충분하다.
익살스러운 표정과 손짓이 왠지 연출가에 의도 인 것 같지 않은가? ㅋㅋㅋ
이제 학교에서도 제법 배우는 듯, 유적지나 사찰을 대하는 태도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하는 것인가.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보니 실제 어떻게 생겼고,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확인서들이 전시 되어 있었다.
잠시 보면서 뒤를 보니 사찰이 참 아름답다.
가을날, 아니 겨울날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을 밟으면서 걷고 싶은 곳이 합천 해인사다.
더 없이 맑은 봄날, 찾았지만 참 좋았던 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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